클래식의 바탕 위에 트렌드를 포용한다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 주(州)에 속해 있는 비첸차(Vicenza)는 인구 10만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다. 후기 르네상스의 대건축가 팔라디오(Andrea Palladio, 1508~1580)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비첸차. 그 중에서도 비첸차의 구시가지는 올림픽 극장(Teatro Olimpico), 바실리카 성당(Basilica Palladiana) 등 거장의 손길을 거쳐간 보배로운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신비롭고 유혹적인 첫인상으로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위대한 문화 유산을 후손에게 선사한 천재를 기려 이름 붙여진 팔라디오가(街)를 걸어가다 보면, 이제는 거리 풍경의 일부로 익숙하게 자리잡은 빨 질레리(PAL ZILERI) 매장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빨 질레리(PAL ZILERI). 원래 '질레리 궁전'을 의미하는 '팔라조 질레리(Palazzo Zileri)'는 비첸차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이 소유했던 오래된 건축물의 이름이다.


베네토 주는 전통적으로 직물 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빨 질레리(PAL ZILERI)의 바리짜 회장 역시 젊은 시절 원단 업체에서 일을 했고, 양모의 포근함, 마 소재의 가벼움 등 원단의 특성을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옷에 대한 매력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는 최고의 신사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970년 빨 질레리의 모기업인 포랄사(Forall)를 설립했고, 그 후 10년만인 1980년에 빨 질레리(PAL ZILERI)를 세상에 내놓았는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탈리아 신사복을 대표하는 4대 신사복으로 성장했다. 빨 질레리(PAL ZILERI)는 이탈리아 남성복의 특징과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장 전형적인 이탈리아 브랜드 중 하나다. 현대와 같은 개념의 남성복이 처음으로 등장한 곳은 신사의 나라 영국이다. 그러나 뛰어난 장인기술을 바탕으로 이탈리아는 직물 생산과 의복 제작의 중심지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나라들이 점차 효율적인 대량 생산 방식으로 옮겨간 데 반해 고집스런 이탈리아인들은 장인 중심의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200년 이상 고수해 왔다. 오늘날 이탈리아 남성복을 세계 최고로 꼽는 이유는 뛰어난 소재, 정교한 봉제 기술, 감각적인 디자인과 상품 기획력 같은 것 때문이다. 이탈리아 수트를 입어 보면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인체의 실루엣을 맵시 있게 살려 주는 보이지 않는 기술에 누구나 감탄하게 된다. 태양의 축복을 받은 눈부신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풍요하고 부드러운 색감 역시 이탈리아 남성복만이 지닌 장점이다.



빨 질레리(PAL ZILERI)의 바리짜 회장은 근본적으로, 뛰어난 원단이 뛰어난 옷을 만드는 밑천이라고 확신한다. 디자인과 감성, 세련된 이미지는 모두 원단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좋은 직물을 골라낼 수 있고, 그 속에서 남성복의 역사와 전통을 스스로 찾아낸 디자이너들이 바로 PAL ZILERI의 오늘을 이룬 힘이라고 말한다. 좋은 옷을 알아보는 안목과 그것을 제대로 차려 입는 센스를 갖춘, 수준 높은 이탈리아 고객 역시 빨 질레리(PAL ZILERI)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옷 입기의 원칙을 소중히 하면서도, 그 방식을 창조적으로 응용하는 감각을 타고났다. 사무실에서, 출장지에서, 결혼식에서, 그 어떠한 상황에든 충실한 옷차림을 연출하는 이탈리아 남자들에게 빨 질레리(PAL ZILERI)는 최상의 상품들을 제공해 왔다. 현재 PAL ZILERI는 정장, 맞춤 정장, 캐주얼, 스포츠 웨어, 액세서리, 예복 라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브 라벨의 상품들을 전개하고 있으며, 수용하는 연령대 역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

"빨질레리(PAL ZILERI)의 남자는 자기 개성을 요란하게 선전하거나 과장하여 포장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하고 몰개성해서도 안되죠. 미묘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우아하고 품위 있게 자신을 표현합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세대를 초월한 클래식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매 시즌의 트렌드를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우리 옷에는 늘 활기가 있지요." 바리짜 회장의 이 말처럼 나이가 들었어도 젊게 사는 남자, 성실히 일하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아는 남자, 지위가 높아도 소탈한 남자들이 모두 빨 질레리(PAL ZILERI)의 이상형이다.